공유하기
입력 1999년 7월 5일 17시 3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당초 환율안정대책의 일환으로 해외DR 발행을 막아왔던 정부도 국내 은행의 자본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가급적 이를 허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은행권의 해외 DR발행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이 15억달러의 DR발행을 위해 해외로드쇼를 시작한데 이어 외환 조흥 한미은행도 DR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리만 브라더스와 파리바은행을 주간사로 선정해 DR발행을 추진중인 한빛은행은 늦어도 이달말까지 DR발행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 김진만(金振晩)행장은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에서 열릴 해외로드쇼에 참석하기 위해 4일 출국했다.
외환은행도 9월말경 10억달러 상당의 DR을 발행하기 위해 지난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실무준비에 착수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2∼3개월의 실무작업을 통해 구체적인 물량과 시기 방법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DR발행을 통해 조달한 외화는 차입조건이 나쁜 해외차입금을 갚는 용도 등으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도 10월말경 10억달러 규모의 DR을 발행하기로 하고 실무작업반을 구성해 재경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에 착수했다. 조흥은행은 주가가 낮아 국내증자가 여의치 않은데다 해외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도 순조롭지 않아 해외DR발행을 우선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연초부터 DR발행을 검토해온 한미은행도 3억∼4억달러 규모의 DR을 발행키로 하고 발행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제일은행이 매각이 완료되면 국내은행은 외국계 은행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하는 만큼 자본확충이 시급하므로 DR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해외DR 발행이 한꺼번에 몰려 자칫 국내은행간의 가격경쟁이 붙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