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총재 『금리결정권, 금감위·韓銀에 있다』

  • 입력 1999년 6월 3일 19시 13분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는 3일 “금리결정 등 통화신용정책과 관련한 권한은 법적으로 금융통화위원회와 한은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6월중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작년 4월부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확보됐는데 정치권과 시중은행에서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전총재가 지칭한 ‘정치권’은 최근 향후 금리추이에 대해 이런 저런 예측을 내놓은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를 의미한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총재는 “경제부처 장차관들이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지만 최종적인 통화정책 결정권자는 금통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재경부의 금리발언이 시장에서 효과를 낸다면 이는 지금까지의 관성 때문으로 봐야 한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어느쪽 결정을 따라야 이익을 보는지 검증이 되면 자연스럽게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 출신으로 평소 언행에 신중했던 전총재의 성품에 비춰 이날의 언급은 이례적으로 강한 톤이라는 게 한은 안팎의 분석.

한편 금통위는 이날 6월중 시중금리를 올리지 않고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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