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연구위원『빅딜정책 문제점많아 백지화해야』

  • 입력 1998년 12월 18일 09시 05분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소속 연구원이 정부의 빅딜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유승민(劉承旻)KDI연구위원은 17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기업구조조정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정부의 재벌정책은 빅딜정책으로 인해 자승자박의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빅딜정책을 사실상 백지화한다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박사는 “중복 과잉투자 현상은 잘못된 투자를 견제할 수 없는 기업내 지배구조상의 문제와 잘못된 투자에 여신을 공급한 금융상의 문제 등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빅딜’과 같은 산업정책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문제의 뿌리를 보지 않는 대증요법에 불과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 발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쟁력의 본질에 대한 얕은 이해와 독점의 폐해에 대한 무관심”이라며 “재무적으로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현재의 재무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뿐더러 정부의 강요에 의한 경영권 변동은 훗날 법정시비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벌해체론’에 대해 그는 “현정부가 궁극적으로 재벌해체를 목표로 한다면 재벌해체 이후의 대안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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