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회장 뇌수술]빅딜-세계경영 「수술쇼크」

입력 1998-11-16 19:04수정 2009-09-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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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金宇中·62)전경련회장의 갑작스러운 뇌수술로 대우그룹과 재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김회장은 수술경과가 양호해 의외로 빨리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과거처럼 김회장 특유의 왕성한 활동력을 보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경영 전반을 김회장 한사람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는 대우측은 내심 그룹의 대외신인도와 기업의 활력에 심대한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가운데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

재계도 김회장이 기업들의 세계화와 정부의 기업개혁 드라이브 속에서 나름대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온 역할의 상징성때문에 ‘수술쇼크’이후를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고비넘긴 김회장〓김회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중 수행도중 심한 두통때문에 2,3개의 공식일정에서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엔 일시적인 두통쯤으로 가볍게 넘겼다는 것.

15일 오전 11시50분쯤 상하이(上海)발 중국 동방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김회장은 두통이 예사롭지 않자 오후4시쯤 서울대병원으로 직행했고 서울대측은 뇌단층촬영후 4시간여만에 수술에 돌입.

서울대병원측은 “‘만성경막하혈종’은 두개골과 뇌 사이의 단단한 경막 안쪽에 피가 괴어 뇌를 압박하는 질환으로 뇌 혈관 자체에 손상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조기에 피를 제거하면 큰 후유증이 없다”고 설명.

그러나 만성질환의 경우 고혈압과 노령,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촉발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 제거된 혈종 부위에 또다시 피가 괼 수도 있기 때문.

김회장은 조기 퇴원하더라도 머리의 수술자국이 복원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적어도 당분간은 칩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업에 차질 예상〓대우그룹 임직원들은 16일 오전 ‘회장 뇌수술’ 소식에 엄청난 쇼크를 받았으나 ‘곧 퇴원한다’는 병원측의 설명에 안도하는 분위기. 그룹측은 이날 오전 사장단회의를 열어 회장 입원에 따른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가 병세가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취소.그러나 대우는 회장의 행동반경이 다른 그룹에 비해 유달리 커 그룹구조조정이나 해외사업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눈치.

대우 관계자는 “김회장이 당장 예정대로 미국 현지 대우차 판매현황 점검(20∼29일)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앞으로도 건강을 의식, 모든 문제를 다 혼자서 챙기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회장의 입원에도 불구하고 해외 거래처의 반응은 조용한 편. 대우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시세도 이날 오전 자동차판매와 통신을 제외하곤 대부분 강보합세를 유지.

▼전경련 대행체제 돌입〓김회장의 일시적인 행동제약을 가장 우려하는 쪽은 오히려 전경련. 김회장이 총대를 멘 5대그룹 사업구조조정과 한일재계회의 협력사안 등에 김회장이 깊숙이 간여해온 때문.

7개 구조조정대상업종 중 이제 막 실사기관(아서 D 리틀)을 선정한 반도체는 물론 실사를 끝낸 철도차량 항공기 등도 사후 지분정산 등에서 그룹간 갈등의 소지가 커 김회장의 중재가 필요한 시점. 또 철도차량 항공기 유화 정유 등 경영개선계획을 낸 4개 구조조정업종의 채권 구조조정에는 김회장의 ‘협상력’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이에따라 말레이시아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에 참석중인 손병두(孫炳斗)상근부회장을 예정보다 10여시간 빨리 귀국시켜 17일 오전부터 대행체제를 가동할 방침.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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