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원 氣살리기」확산…사원포상등 이벤트 활발

  • 입력 1998년 10월 10일 19시 41분


‘더 이상 방황은 없다. 이제 전열을 가다듬고 위기극복에 나서자.’

작년말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이후 대규모 인력감축 사업구조조정을 추진해온 기업들이 재도약을 위한 조직 추스리기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사원들의 근로의욕을 크게 떨어뜨린 사내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경영이념을 선포하는가 하면 사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는 것.

구조조정 후유증 치유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그룹. 지난달말 인력감축작업을 끝낸 삼성은 ‘이제는 재도약, 힘모아 새출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2일부터 그룹 전임원및 간부 7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직안정화 방안’세미나를 갖는다.

삼성측은 “그동안 흐트러졌던 조직분위기를 정돈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룹 수뇌부가 직접 강사로 나서 재도약 의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열사별로는 재도약을 위한 비전도 마련중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기업비전을 ‘수익과 보상’으로 정하고 5대경영원칙에 △흑자최우선 △민주적 시장경제 △자율책임경영 △성과에 상응한 보상 △유연한 사업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근로의욕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철저한 이윤추구와 보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기도 최근 ‘질 일류화 경영’을 선언하고 2000년 세계적인 종합부품 메이커로 발돋움하겠다는 ‘포스트 5백일작전’을 개시했으며 삼성전자도 창립29주년 기념일(다음달1일)에 앞서 31일 ‘재도약 선포식’을 갖고 사원들의 정신재무장을 결의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중공업 건설부문의 수주정보 현상 켐페인을 실시, 수주로 연결될 경우 최고 1억원까지 포상하고 있다.

이같은 조직 추스리기와 비전선포는 다른 그룹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 전경련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재도약의 계기를 모색하고 있다”며 “그동안 구조조정위협에 시달려온 사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최근 새로운 경영슬로건 ‘고객이 OK할 때까지―OK!SK!’를 내걸고 사원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그룹사보에 별도 섹션을 마련, 사원들의 구체적인 고객만족 사례를 소개하는가 하면 SK텔레콤에서는 우수실천사원에게 ‘OK! SK!상’을 시상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있는 LG그룹은 96년 선포한 ‘도약 2005’비전에 대한 재검토가 한창이다. LG는 당초 2005년까지 매출 3백조원, 재계1위에 오르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상황에서 목표수정이 불가피해진 것.

LG관계자는 “사내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사원들을 위기극복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도 실현가능한 목표가 필요하다”며 “연말까지 재검토작업을 마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 재도약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우그룹은 최근 대우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의 철도차량부문이 통합하기로 함에 따라 새로 탄생할 단일법인의 경영이념과 조직통합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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