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경제회견]『司正 조기종결 대상서 稅風제외』

  • 입력 1998년 9월 28일 19시 51분


경제회생이 우선이냐, 부정부패 척결이 우선이냐. 우리사회 일각의 이같은 우선순위 논란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문제제기 자체를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대통령은 28일 경제기자회견에서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으면 경제회생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혀 경제와 사정을 대립관계로 파악하는 이분법적 논란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대통령은 사정은 정치 경제 사회 모두를 바르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기본을 바로 세우기 위한 총체적 개혁의 선행조건이 부정부패 척결임을 역설했다. 여기에는 정치와 사정 역시 별개이므로 사정은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도 함축돼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사정의지는 확고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특히 ‘위’는 그대로 놓아두고 ‘아래’(일선공무원)만 단속하는 것은 안된다고 강조, 정치인들과 고위공무원들에 대한 강력한 사정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검찰도 내가 알기로는 사정을 오래 끌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정치권사정의 조기종결 방침을 예고했다.

이는 김대통령의 철저한 부정부패척결 의지와 다소 모순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여권관계자들은 이를 장기화되고 있는 정기국회 파행 등 정국상황을 고려한 ‘일단 종결’ 방침으로 풀이하고 있다.

사정당국이 현재 사법처리에 착수한 사건들을 마무리짓는 선에서 1단계 정치권사정을 마무리하고 상시적(常時的)사정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기국회 종료후인 금년말 내년초 2단계 사정설도 여권 주변에 나돌고 있다. 김대통령은 ‘일단 종결’의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불법모금사건을 ‘놀랍고 엄청난 일’이라고 규정, 이 문제는 결코 일단종결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거듭 밝혔다. 국가의 징세권을 이용할 정도로 타락한 정경유착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만은 어떤 이유로든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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