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구조조정 타결…현대-LG 반도체 단일회사 설립

  • 입력 1998년 9월 3일 19시 25분


현대 삼성 등 5대 그룹은 현대전자 반도체부문과 LG반도체를 단일회사로 만들고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을 통합하는 등 7개 과잉 중복투자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손병두(孫炳斗)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개 업종 구조조정안을 마련, 그룹간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5대그룹이 구조조정에 합의한 업종은 반도체 유화를 비롯해 △정유 △선박엔진 △발전설비 △철도차량 △항공기 등 7개 업종이다.

당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었던 자동차산업은 기아자동차의 재입찰이 유찰될 경우 채권단 동의를 얻어 현대 대우 삼성 등 3대그룹이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5대그룹 합의안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에서는 현대전자 반도체사업과 LG반도체를 일원화하되 경영권(대주주 지분비율)문제는 앞으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석유화학은 대산단지의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을 통합한 후 외국자본을 유치, 국제경쟁력을 강화키로 했으며 SK와 LG는 울산 및 여천석유화학단지의 구조조정 방안을 6대 이하 그룹과 논의해 확정키로 했다.

항공업종은 삼성항공 대우중공업항공사업본부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단일법인을 설립한 후 외자를 유치키로 했다.

철도차량은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철도차량 3사가 단일회사를 설립하되 지분은 향후 자산 평가 후 결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정유는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키로 했으며 선박용 엔진은 삼성중공업의 관련 부문을 한국중공업으로 넘겨 한국중공업―현대중공업 2사 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발전설비 업종은 삼성중공업의 관련 부문을 한국중공업으로 넘긴 후 현대중공업과 통합키로 했으나 경영권 향배 등 일원화 방안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5대 그룹은 이같은 합의안을 근거로 정부에 △국책은행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한 뒤 외자유치 후 상환하는 방안 △부채탕감 및 우대금리 적용 △자산양수도 관련 세금감면 △독점관련법의 탄력적 적용 △재취업 훈련지원 등을 건의했다.

손부회장은 “전경련에 ‘구조조정특별위원회’를 상설화, 업체간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지속적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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