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孫炳斗)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개 업종 구조조정안을 마련, 그룹간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5대그룹이 구조조정에 합의한 업종은 반도체 유화를 비롯해 △정유 △선박엔진 △발전설비 △철도차량 △항공기 등 7개 업종이다.
당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었던 자동차산업은 기아자동차의 재입찰이 유찰될 경우 채권단 동의를 얻어 현대 대우 삼성 등 3대그룹이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5대그룹 합의안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에서는 현대전자 반도체사업과 LG반도체를 일원화하되 경영권(대주주 지분비율)문제는 앞으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석유화학은 대산단지의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을 통합한 후 외국자본을 유치, 국제경쟁력을 강화키로 했으며 SK와 LG는 울산 및 여천석유화학단지의 구조조정 방안을 6대 이하 그룹과 논의해 확정키로 했다.
항공업종은 삼성항공 대우중공업항공사업본부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단일법인을 설립한 후 외자를 유치키로 했다.
철도차량은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철도차량 3사가 단일회사를 설립하되 지분은 향후 자산 평가 후 결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정유는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키로 했으며 선박용 엔진은 삼성중공업의 관련 부문을 한국중공업으로 넘겨 한국중공업―현대중공업 2사 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발전설비 업종은 삼성중공업의 관련 부문을 한국중공업으로 넘긴 후 현대중공업과 통합키로 했으나 경영권 향배 등 일원화 방안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5대 그룹은 이같은 합의안을 근거로 정부에 △국책은행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한 뒤 외자유치 후 상환하는 방안 △부채탕감 및 우대금리 적용 △자산양수도 관련 세금감면 △독점관련법의 탄력적 적용 △재취업 훈련지원 등을 건의했다.
손부회장은 “전경련에 ‘구조조정특별위원회’를 상설화, 업체간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지속적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