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경영권 첫 해외매각 추진…쌍용증권,美 매각예정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29분


쌍용투자증권이 미국계 투자은행인 H&Q 아시아퍼시픽에 팔릴 전망이다.

이재우(李在祐)H&Q아시아퍼시픽대표는 26일 쌍용증권 김석동(金錫東)사장과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수 전제조건이 충족될 경우 9월 중순경 쌍용증권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한국 정부가 액면가 이하 증자를 허용하고 쌍용증권 노동조합이 25% 인원 감축에 동의하는 것 등이 인수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이대표는 “쌍용증권이 이미 인원감축을 끝내 인수 장해물은 없다”면서 “약 2개월간에 걸친 실사작업도 마무리단계”라고 설명했다.

H&Q 아시아퍼시픽은 인수방침이 확정되면 쌍용그룹이 보유한 지분 28.16%를 모두 매입하기로 했다. 인수가격은 실사가 완전히 끝난 뒤 결정된다. 쌍용증권이 매각되면 국내 대주주가 가진 금융기관 경영권이 완전히 해외기업에 넘어가는 첫 사례가 된다.

H&Q 아시아퍼시픽은 미국 H&Q그룹의 자회사로 아시아지역에서 7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H&Q그룹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자본을 투자해 상장시키는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애플컴퓨터와 넷스케이프, 세계 최대의 인터넷 가상서점인 아마존 등이 대표적인 사례.H&Q 아시아퍼시픽은 쌍용증권에 초기에 1억2천만달러를 투자한 뒤 추후 투자규모를 늘리기로 했다고 쌍용측은 전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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