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銀 임직원 협조거부…금융시장 혼란 수습안돼

  • 입력 1998년 7월 1일 06시 48분


정부당국의 ‘준비 안된 은행퇴출’과 퇴출은행 직원들의 협조거부에 따라 퇴출발표 이틀째인 30일에도 금융혼란이 이어졌다.

퇴출은행이 지급해야 하는 어음과 수표가 이날부터 금융기관간 지급결제대상에서 제외돼 퇴출은행에 당좌계좌를 튼 업체는 부도를 면하게 됐으나 이들 업체와 거래하는 기업들이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일부 퇴출은행 직원들은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출근거부, 전산망 암호교체, 중요서류 파기 등 인수를 조직적으로 방해해 사법당국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긴급담화를 발표, 이날 밤 12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5개 퇴출은행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고용승계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위는 불법행위자를 가려내 업무방해와 절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인수은행들은 퇴출은행 거래기업에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신한은행은 동화은행의 일부 예금통장에 대해 처음으로1일부터 3백만원까지 돈을 내줄 계획이다. 한미은행도 1일부터 경기은행 고객에게 개인 3백만원, 법인 1천만원까지 돈을 내준다.

금융계에서는 “기업과 은행의 월말 결산이 몰려있는 시점에 퇴출은행을 발표, 결제시스템에 혼란을 초래한 것은 국민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 인수은행 긴급자금지원

동남은행을 인수한 주택은행은 1일부터 동남은행 거래고객에게 무제한 자금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동남은행 여신거래기업은 어음할인 및 기업당 1억원 이하의 자금대출을, 거래고객은 적립식 및 예치식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동화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은 전산망을 사실상 복구해 1일부터 동화은행 거래고객에 대한 예금 지급에 나선다고 밝혔다. 보통 저축 자유저축 등의 예금 통장을 제출하면 영업점에서 3백만원까지 찾을 수 있게 된다.

대동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은 대동은행 거래 중소기업에 업체당 3천만원 한도내에서 총 2천억원을 특별지원키로 했다.

〈이강운·천광암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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