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퇴출-인수銀 확정 29일 발표…새벽 업무장악

  • 입력 1998년 6월 28일 19시 14분


금융감독위원회는 28일 대동 동남 동화 경기 충청은행 등 5개 은행을 자산부채인수(P&A)방식으로 정리하기로 확정, 29일 오전 내외신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대동은행을 △주택은행이 동남은행을 △신한은행이 동화은행을 △한미은행이 경기은행을 △하나은행이 충청은행을 각각 인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감위는 경영평가대상 12개 은행 중 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강원 충북 등 7개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진교체 감자(減資) 합병추진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일정기간 정상영업을 할 수 있도록 '조건부 승인'을 하기로 했다.

금감위는 공식발표에 앞서 28일 인수은행 및 금감위 직원들을 피인수은행으로 급파, 29일 새벽부터 전산시스템 등 업무를 장악토록 지시했으며 1∼4일간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그러나 피인수은행은 영업정지 기간 중에도 수표 등 지급결제와 예금지급업무는 계속 한다. 예금인출요구가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 하루 인출상한액을 정하고 텔레뱅킹 폰뱅킹 등 전자거래는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수은행은 피인수은행 직원에 대해 인수시점에서 전원 면직조치를 내리고 필요한 인력에 대해서는 임시고용계약을 하기로 했다.

한편 피인수은행 직원들은 전산망의 전원을 끊는 등 과격한 반발양상을 보이고 있어 인수과정에서 충돌이 우려된다.

특히 직원들이 대부분 사표를 제출하고 총파업에 나서는 등 인수업무에 일절 협조하지 않을 움직임도 나타나 업무를 정상적으로 재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동은행 노조원과 가족 1천여명, 충청은행 직원 7백여명 등은 이날 각각 은행 본점에서 퇴출반대 집회를 갖고 농성에 들어갔다.

동남은행 노조원 등 5백여명도 본점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경찰청은 퇴출대상 은행에 대한 긴급 경비대책을 마련해 각 지방경찰청에 시달했다.

경찰은 퇴출은행 직원들이 인수업무를 조직적으로 방해할 경우 관련자를 모두 연행하기로 했다.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28일 은행경영평가위원회로부터 12개 부실 은행에 대한 경영정상화계획서 평가결과를 제출받아 이날 오후 4시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과 함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최종보고했다.

금감위는 인수은행에 대해 종합기획실 및 전산부직원 등 인수팀 요원을 29일 오전까지 피인수은행 한 곳씩에 파견, 주요 업무를 장악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인수은행들은 일요일인 28일 인수팀을 긴급 소집해 접수지침을 시달한 뒤 이날 저녁 피인수은행 지역으로 급파한 것.

한편 정부는 이날 긴급경제장관간담회를 열고 은행퇴출과 관련, 금융경색 완화와 기업자금난 해소를 위해 인수은행이 유동성부족을 겪지 않도록 한국은행에서 최대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강운·천광암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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