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개혁안 성의없다』…金차기대통령 격노

  • 입력 1998년 1월 20일 20시 12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20일 재벌그룹의 구조조정계획과 관련, “기업들이 이번 만큼은 개혁노력을 적당히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당초 합의한 대로 강도높게 철저하게 신속하게 개혁을 진행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오전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은 뜻을 전하고 “박총재가 기업총수들을 만나 합의한 대로 개혁할 수 있도록 독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재벌그룹의 구조조정계획이 발표된 직후 나온 김차기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으로 미루어 앞으로 재벌들에 대한 보다 강도높은 개혁요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김차기대통령이 개별그룹에 대해 언급한 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발표된 기업들의 구조조정계획에 대해 마땅찮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김차기대통령은 대기업의 개혁방안을 보고받고 몹시 격노했다”며 “박대변인이 발표한 김차기대통령의 발언내용은 상당부분 수위를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측근들에게 특정 기업총수의 개인재산을 예로 들면서 “너무 성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차기대통령의 한 측근은 “우리도 재벌그룹 총수들의 사재(私財)에 대해 상당한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벌그룹 개혁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박태준총재는 “신격호(辛格浩)롯데회장이 개인재산을 내놓고 성의표시를 했는데 다른 기업 총수들도 자발적으로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총재는 “기업들도 근로자 금융기관 거래처와의 관계상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사태가 초래된 데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그룹총수들이 최소한 당선자에게는 정보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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