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외국투자유치위해 불가피』…DJ,국민과의 대화

  • 입력 1998년 1월 19일 07시 46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18일 “우리는 올해 어느 가정이고 피해를 면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큰 시련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국민에게 뼈를 깎는 고통분담을 당부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또 “빚을 내서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외국투자를 많이 끌어들여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리해고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오후7시부터 2시간동안 KBS MBC SBS 등 TV3사와 YTN 인천방송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국민과의 TV대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노동자의 지위와 복리 향상에 최대한 성의를 다하겠으니 나를 믿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정치활동을 보장하고 정당을 만들 자유를 주는 등 민주적인 노동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차기대통령은 시중에 나도는 ‘3월위기설’ 또는 ‘6월위기설’에 대해 “3월말까지 상환해야할 단기외채만 2백51억달러인데 당장이라도 채권자들이 부채상환기간을 연장해주지 않으면 지불유예(모라토리엄)사태가 올 수 있다”며 일단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이어 “금년 한 해를 겪어보면 국민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 것이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나라 살림을 거덜낸 원인을 규명해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며 “경제청문회는 반드시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다행히 금모으기 등 국민적 노력에 힘입어 국제 신인도가 회복돼 위기를 조금 넘겼으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잘하면 내년부터는 풀릴 것으로 자신한다”고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피력하면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라고 호소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물가문제와 관련, “올해는 9%대의 높은 인상이 불가피하나 내년에는 5%대로 낮출 수 있다”며 물가안정을 위해 공산품은 원료수입가격 이상으로 값을 올리지 못하게 하고 공공요금이나 협정요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여성지위 향상을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상당한 권한을 갖는 여성특별위원회를 두고 여성 각료를 상당수 임명할 것임을 시사했다.김차기대통령은 “결단코 노동자만이 고통을 떠맡도록 좌시하지는 않겠다. 정부와 기업 역시 지금까지 단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변화를 맞게될 것”이라는 정리발언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자유문답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부분의 질문이 경제문제에 집중, 우리 사회의 심각한 경제위기의식을 반영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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