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97증시]1년사이 277포인트 폭락

  • 입력 1997년 12월 28일 19시 58분


지난 53년 개장이래 사상 최악을 기록한 올 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 376.31이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27일 막을 내렸다. 내년 주식시장은 1월3일 오전 9시30분에 열린다. ▼얼마나 떨어졌나〓올해 초 653.79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1년동안 277.48포인트나 하락했다. 하락률 42.4%로 종합주가지수 산출방식이 시가총액식으로 바뀐 지난 80년 이후 최대다. 연초 1천만원을 투자했다면 절반 가까운 4백20여만원을 날린 셈이다. 9백57개 상장종목중 주가가 연초보다 오른 종목은 64개(6.7%)에 그쳤고 93%에 이르는 8백90개 종목이 하락했다. 연말 상장주식 시가총액은 70조9천8백88억원으로 연초 1백17조1천17억원에 비해 46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1년새 국부(國富)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이야기다. 6월 한때 800선에 다가섰던 종합주가지수는 기아그룹 도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원―달러환율 급등 및 자금시장 마비에 따른 외국인들과 금융기관들의 매도공세가 차례로 이어지며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관리종목 급증〓부도 등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된 회사 수는 연초 43개였으나 한보 삼미 기아 등 굵직한 그룹들이 잇따라 도산하고 최근 금융시장 경색으로 하루에도 2,3개의 상장사가 부도를 내면서 71개사가 추가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전체 상장사 7백76개사중 14.2%에 이르는 1백10개사가 관리종목으로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서 동부화재와 두레에어메탈(옛 삼선공업)은 관리종목에서 2부종목으로 승격하는 이변을 보였다. ▼액면가 미만종목, 깡통계좌 속출〓주가가 액면가 5천원에도 못미치는 종목이 연초 1백15개(전체의 12.0%)에서 연말에는 5백20개(54.3%)로 4백5개나 늘어났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손해도 엄청나다. 올 초 1만1천2백여개였던 담보 부족계좌는 2만8백여개로 늘어났고 담보부족 금액은 2백96억원에서 2천9백78억원으로 10배이상 폭증했다. 투자자의 원금이 한푼도 남지 않은 깡통계좌는 연초 1백65개에 불과했으나 연말에는 약 1만2천개로 72배 늘어났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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