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증권 살리자』명퇴자 속속 합류…30여명 백의종군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10년동안 몸담아왔던 직장인데 나 몰라라 할 수 있나요. 어려울 때일수록 똘똘 뭉쳐 고객들의 불편을 덜어야지요』 두달전 3백60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동서증권에서 명예퇴직했던 이정금(李貞金)씨는 회사가 부도를 냈다는 소식을 듣고 백의종군(白衣從軍)을 자청, 회사일을 돕고 있다. 『고객들의 계좌를 다른 증권사로 옮겨주고 잡무를 처리하느라 여직원들이 점심도 거른다는 말에 그날로 달려왔습니다』 전산부에서 일하다 이씨와 함께 명예퇴직한 김은영(金恩暎)씨도 15일부터 합류했다. 김씨는 『옛 직장을 도우러 나온 동료들이 30명 이상』이라며 『집안일로 바빠 나오지 못하는 명퇴자들은 1만원, 2만원씩 성금을 보내오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 금융시장 마비로 끝내 도산한 동서증권 1천5백여 직원들은 14일 경영정상화 추진위원회를 결성, 「흔들리지 말고 평상시처럼 고객들을 대하자」고 결의했다. 서울 강남의 일부 지점에서는 단골 손님들이 점심시간도 없이 바쁘게 일하는 여직원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등 고객들도 호응하고 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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