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日製 『한국사냥』 군침…국내시장 급속잠식 우려

  • 입력 1997년 12월 8일 08시 15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정부가 수입선 다변화 제도의 폐지를 수용함에 따라 우리 업계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IMF를 통해 우리나라에 지원될 5백50여억달러 가운데 국제금융기구 이외에 개별국가로 가장 많은 규모인 1백억달러를 지원하는 일본이 수입선 다변화 제도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수입선 다변화는 우리 쪽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략제품에 대해 사실상 수입을 규제하는 제도로 특히 일본산 제품 수입에 대한 방어벽 역할을 해왔다. 이 제도가 폐지되면 일제 자동차 캠코더 컬러TV 등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들어와 국내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할 것으로 우려된다. 벌써부터 몇몇 국내 가전업체들은 일제보다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디지털캠코더 등 일부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중단을 검토중이다. ▼원천기술 확보길 막힌다〓대기업들은 대부분 일본 첨단제품을 들여와 분해, 모방하거나 약간 개선시키는 방법으로 기술격차에 대응해왔다. 삼성전자 기흥연구소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일했던 K씨는 『기업들이 원천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자금은 극히 일부』라고 지적했다. 그런 상황에서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폐지되면 원천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이 직접 국내에 진출하게 돼 기술 베끼기마저 힘들게 된다. ▼직격탄 맞을 자동차업계〓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폐지되면 자동차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취약한 대형 승용차가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차만을 생산하고 있거나 생산할 예정인 쌍용과 삼성자동차의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관세가 현행 수준(8%)을 유지할 경우 국산 소형차와 일제차의 가격 차이는 6백40만∼7백70만원, 중형차는 8백60만∼1천2백만원 정도. 그러나 대형차는 관세 8% 부과에도 불구하고 1백60만원 가량 차이가 날 뿐이다.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관세가 2.5%로 낮아지면 소형차는 5백80만∼7백10만원, 중형차는 7백70만∼1천1백만원으로 가격차가 줄어들며 대형차는 불과 20만원 정도의 차이로 좁혀진다. 대우경제연구소 자동차팀 김경엽팀장은 『중소형차는 관세하락에 관계없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대형차는 현행 관세 수준에서도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전 예상되는 전자업체〓전자부문에서 수입선다변화 품목에 묶인 품목은 컬러TV VCR 캠코더 전기밥솥 휴대전화 팩시밀리 복사기 초음파영상기기 등 모두 18개. 수입선 다변화 해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품목은 25인치 대형 컬러TV. 이 제품의 내수시장 규모는 작년말 현재 7천8백70억원으로 이중 수입품은 4% 정도인 3백30억원. 그러나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되고 소니 미쓰비시 등의 제품이 들어올 경우 국내시장을 급속도로 파고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멕시코에서 생산돼 우회수입된 일제 소니TV가 이미 올해초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온 데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캠코더도 문제. 캠코더 가운데 특히 신제품인 디지털 캠코더는 일본산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캠코더사업은 포기할 가능성육3隻蔑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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