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협상/청와대 움직임]『은행도 정리』요구 초긴장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청와대는 IMF 협의단과의 실무협상이 30일 밤까지 대체로 마무리됨에 따라 1일 비상국무회의를 개최하려고 했다. 그러나 캉드쉬 IMF총재의 최종결재과정에서 제동이 걸리자 긴박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실무협상이 대체로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마무리됐다』며 실무협상 과정에서 우리측 의견이 상당히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6자회담」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인 캉드쉬총재가 금융기관의 정리문제와 일부 거시지표의 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급전했다. 캉드쉬총재는 실무협상 과정에서 합의된 12개의 부실종금사 폐쇄 외에도 추가로 은행의 정리를 요구했다는 것. 캉드쉬총재는 또 정부의 지출을 줄이기 위한 긴축재정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하면서 그 지표로 시중금리의 목표인상률 상향조정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알려진 것과 달리 성장률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은행까지 정리대상에 포함할 경우 국민에게 주는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적 불안심리」와 「경제논리」 사이에서 막판까지도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김영섭(金永燮)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이하 전직원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간 경제수석실은 이날도 밤늦게 비상국무회의가 열릴 것에 대비, 철야근무를 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정치권이 마련키로 한 금융실명제 보완법안과 관련, 『IMF의 요구사항과도 배치하는 내용』이라며 『최악의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도 불사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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