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22일부터 채권단과 본격 실무협상

  • 입력 1997년 9월 21일 16시 40분


林昌烈(임창렬) 통상산업부 장관의 중재로 채권은행단과 물밑협상을 벌여온 기아그룹은 22일부터 채권단과 실무협상을 본격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기아정보시스템 李鍾大 사장(기아경제연구소장)은 『오는 29일로 부도유예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사태해결을 위해 22일부터 채권단과 실무협상을 본격적으로 벌일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특히 金善弘(김선홍) 기아그룹 회장이 정부측과 접촉 의사를 밝혀놓고 있는 가운데 채권은행단 대표들도 홍콩에서 姜慶植 경제부총리와 사태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기아사태의 해결책이 이번주 안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李사장은 『협상은 기아쪽에서 朴齊赫 기아자동차 사장과 宋炳南 경영혁신기획단 사장이 주도하고 경영혁신단 간부들이 실무선에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협상대표단은 채권은행단 은행장들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련회의 참석차 홍콩으로 떠났기 때문에 당분간 은행측 실무간부들과 주로 접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金회장의 퇴진문제에 대해 『金 회장의 거취문제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전제하고 『다만 기아의 자구계획과 해외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金 회장이 지금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아인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金 회장은 필리핀에서 귀국한 지난 19일 『사태해결을 위해 姜부총리나 林장관 등 정부인사를 찾아가 만날 생각』이라며 자신의 거취문제 등을 놓고 정부측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20일에도 이를 재확인했다. 기아그룹내에서도 채권단이 金 회장의 사퇴를 전제로 기아측에 긴급운영자금을지원키로 결의해 놓았기 때문에 金회장이 어떤 형태든 29일 이전에 거취문제에 대한 입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측과 채권단은 金회장이 사퇴입장을 표명하되 당장 물러나지 않고 일정기간 기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주도한 뒤 물러난다는 조건부 사퇴론에 의견접근을 보고 이번주에 거취표명 방법과 사퇴시기 등에 대해 이견을 좁혀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柳時烈(유시열) 제일은행장 등 채권은행단 대표들도 홍콩에서 姜부총리와 만나 이런 내용을 토대로 기아자동차에 대한 채권행사를 유예, 정상화를 도모하는 방안을 사태해결책으로 보고하고 후속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와 채권단은 姜 부총리가 귀국하고 채권단의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25일 이후에 최종 타협점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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