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및 외환시장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종합주가지수가 600대로 급락하면서 주식시장이 「까탈」을 부리고 있다. 최근 기아사태 이후 3대 「돈 시장」이 앞서거니뒤서거니 하면서 전체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형국이다. 자금 외환 주식시장은 한 몸과도 같다. 그런데 이들 시장은 서로 얽히고설켜 복잡한 「삼각관계」를 형성, 한쪽이 나빠지면 다른 쪽도 불안하게 만들곤 한다.
올들어 대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그 여파는 먼저 자금시장을 건드렸다. 수조원의 부실채권을 떠안은 은행과 종합금융사는 「떼일까봐」 지레 겁부터 먹어 기업대출에는 아예 손들었다.
자금난에 허덕인 기업들이 기업어음(CP)등 채권 발행을 시도했지만 금리 상승을 예상한 기관투자가들이 채권을 떠안지 않아 금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CP수익률은 지난 20일 연 14.19%까지 상승했다.
외환시장도 엉망이 됐다. 환율은 달러화 사재기현상이 벌어지면서 지난 26일 장중 한때 달러당 9백10원 가까이 상승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환율상승과 금리상승은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악재(惡材). 기아사태 이전인 지난 6월말 3조6천억원에 달하던 고객예탁금은 최근 줄줄이 인출되면서 2조8천억원선으로 줄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