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요인 여전히 많다…『외화풀기는 일시 효과』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풀면서 환율안정 의지를 밝힘에 따라 27일에는 환율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외환딜러들 사이에는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외환보유고를 풀어 원화방어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약효」는 길어야 며칠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기업들도 월말 실적을 위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는데도 좀더 달러로 갖고 있으면서 환차익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환율상승을 점칠만한 요인은 많다. 당장 8월중 무역수지 적자폭이 예상보다 크다. 지난 25일 현재 21억달러. 종금사의 외화차입 사정은 여전히 악화일로에 있다.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의 한 딜러는 『특히 일본계 은행이 9월말 반기결산을 앞두고 종금사 등 국내 금융기관에 대출해준 약 20억 달러를 일시에 환수할 경우 환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또 국내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원화는 국내 경제가 대기업의 잇따른 도산으로 「피멍」이 들어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약세기조는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지적. 도이치은행의 한 딜러는 『정부가 급격한 환율상승을 원치않지만 점진적인 상승은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용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달러당 9백2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시각은 낙관론이 주조를 이룬다. 金錫東(김석동)재정경제원 외화자금과장은 『외환수급에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원화환율은 연말까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단기 교란요인만을 보고 환율불안의 장기화를 예측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한은 외환담당자도 『시장에 만연돼있는 달러 사재기심리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환율급등시 달러화를 매도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강운·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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