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여신회수 중단]『공멸』위기감에 방향 선회

  • 입력 1997년 8월 22일 20시 08분


22일 기업에 대한 여신회수를 중단키로 한 종합금융사 사장단 결정의 배경에는 더 이상 기업이 부도나면 종금업계도 자칫 공멸(共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특히 해태그룹이 최근 제2금융권의 집중적인 자금회수로 부도위기를 맞게되자 이같은 위기감이 증폭됐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 이날 회의에서는 『우리 종금사들이 건실한 기업까지 여신을 회수하는 바람에 돈도 못받고 기업까지 망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종금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 대책을 건의하기에 앞서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자성론이 제기됨에 따라 이날 종금사 사장단 회의는 본래 안건인 종금사에 대한 정부지원대책 건의에서 여신회수 중단 결의로 초점이 옮겨갔다. 그러나 결의문이 나오기까지는 정부와 사전교감도 있었던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종금협회는 『이번 결의는 순수하게 자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 종금사 사장은 『종금사 지원 대책에 대해서는 일주일전 이미 정부와 교통정리가 끝난 상태』라면서 『이번 결의로 정부와 종금사들의 체면을 함께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혀 사전교감설을 뒷받침했다. 재정경제원은 해태그룹이 지난 20일부터 부도위기에 몰리자 『해태그룹은 자금흐름이 좋은 기업』이라면서 만약의 사태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왔다. 그러나 이날 결의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종금사의 한 관계자는 『종금사 사장단이 신용을 걸고 한 것이라 위반하는 종금사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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