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 『동반 폭등』…주가,약세 못면해

  • 입력 1997년 8월 19일 07시 52분


최근 해외자금 차입난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과 기업의 외화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의 추석자금 수요가 겹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시중금리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또 주가는 지난 상반기(1∼6월)실적이 나쁜 기업 등의 동반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난 12일 이후 약세장이 이어졌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8백95.00원에 개장된 뒤 한때 8백99.00원까지 치솟았다. 오후 들어 급속한 환율 상승을 우려한 한국은행이 시장개입에 나서 달러를 공급,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마감 환율은 8백98.70원. 이에 따라 19일의 기준환율은 이날보다 2.90원 높은 8백97.50원으로 지난 3월29일의 최고 기록인 8백97.10원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90년 시장평균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최고치다. 고객이 은행에서 달러를 살 때 적용하는 환율은 지난 90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9백10원대를 돌파해 9백10.96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원유자금 결제 수요와 은행이 고객에게 지급하기 위한 달러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환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외화자금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종합금융사들이 외화결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인 것이 환율 급등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들이 외화자금을 결제하기 위해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통화당국이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을 되사는 방식으로 1조1천억원을 지원하는 등 지난주부터 총 2조9천억원의 자금을 시중에 풀었으나 장단기 금리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회사채금리는 지난 주말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12.25%였으며 중기금리 지표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도 각각 0.30%포인트와 0.59%포인트 상승했다. 주가는 지난 12일 이후 17.78포인트가 하락했다. 상장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금리상승 추세가 추석때까지는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강운·천광암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