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 다시 『혼미』…金회장 「조건부 사퇴도 불가」

  • 입력 1997년 8월 17일 20시 03분


신한국당의 적극 개입 움직임으로 한때 타개조짐을 보였던 기아사태가 기아그룹과 정부 채권금융단 사이의 골깊은 불신으로 다시 혼미해졌다. 특히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金善弘(김선홍)기아그룹 회장이 「조건부 사퇴론」 수용불가 입장을 밝힌후 17일 출국, 기아사태는 당분간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아그룹은 김회장이 중국 강소성(江蘇省)에서 열리는 자동차 합작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부터 3일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기아측은 이에 대해 『해외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김회장이 직접 현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김회장의 출국은 정부의 조건부 사퇴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기아그룹측의 강경한 입장표명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김회장은 지난 1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아 회생을 위해 사력을 다한 뒤 진퇴여부를 생각해 보겠다』고 밝혀 채권단의 사표제출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기아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중재에 대해서도 『정부나 정치권에 대해 자금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통상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기아가 정부 등이 새롭게 제시한 조건부 퇴진요구를 거부하는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에는 기아측이 사태해결을 위해 성의를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채권금융단도 김회장이 조건부 사퇴의사를 받아들이면 기아그룹 5개 주력사에 1천8백80억원의 회생지원자금을 제공하겠지만 기아그룹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 금융지원을 재개할 수 없다며 팽팽한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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