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반기 경영실태]제일銀 부실여신 1조4천2백억

  • 입력 1997년 8월 14일 20시 25분


제일은행의 경영상황이 한국은행 특별융자를 받아야 할만큼 악화됐는지 여부는 올해 상반기(1∼6월) 경영성적표를 보면 잘 드러난다. 지난 6월말 현재 부실여신규모는 1조4천2백억원, 상반기 적자는 3천5백65억원에 달했다. 제일은행이 하반기(7∼12월)에도 똑같은 경영실적을 기록할 경우 올 연간적자가 7천억원을 넘어선다는 계산. 제일은행이 이같은 대규모 적자를 낸다면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신용등급을 낮추지 않아도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지표인 자기자본비율이 국제기준인 8% 이하로 떨어져 해외자금 차입과 해외점포 설립이 매우 어려워진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한은특융 외에 증자를 허용하고 평가손 적립비율을 낮춰준다 해도 자기자본비율이 8%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은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3조원의 특별융자를 연3%로 당장 지원해도 제일은행이 볼 수지개선 효과는 연말까지 1천억원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과 함께 한은특융을 원하고 있는 서울은행도 제일은행보다 실적이 약간 낫지만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서울은행은 6월말 현재 부실여신이 8천8백26억원, 상반기 적자가 1천3백9억원이었다. 서울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작년말 현재 8.56%로 제일은행의 9.14%보다 낮지만 올해 초 자산재평가를 했고 자본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내는 후순위채를 대량 발행, 8%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일과 서울은행은 대형부도에 잇따라 연루되면서 지난달말 현재 저축성예금 평균잔액이 1년전보다 각각 3천억원과 5백억원가량 줄어드는 등 수신부문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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