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自 주식57만주 매집…『삼성대응』추측 무성

  • 입력 1997년 6월 26일 19시 47분


현대그룹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아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기아자동차 주식을 최근 대량으로 매집,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자동차 주식은 17∼25일 거래일 기준 8일간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57만1천여주(전체의 0.76%)가 순매수됐다. 현대증권 다음으로 기아차 주식을 많이 사들인 쌍용투자증권 창구는 순매수 규모가 9만7천여주로 이 기간중 기아자동차 주식은 대부분 현대증권을 통해 현대그룹 계열사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증권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26일 『기아자동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현대 계열사들이 기아자동차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한 임원도 『이 기간중 현대해상화재보험이 투자목적에서 기아자동차 주식 20여만주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주당 1만6천원 이상이던 주가가 불과 며칠새 1만3천원대로 떨어져 투자가치가 있다는 것. 그러나 재계관계자들은 삼성그룹의 「기아 흔들기」에 맞서 라이벌인 현대가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삼성의 움직임에 위협을 느낀 기아측이 현대에 도움을 요청, 현대가 응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자동차산업구조 조정보고서 파문이 일어난 뒤 지난 18일 삼성생명이 갖고 있던 기아그룹 계열 기산 주식 29만주를 투매(投賣), 기산의 주가를 하한가로 떨어뜨린 적이 있다. 이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기아그룹 공략을 위한 「외곽 때리기」라는 풀이가 파다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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