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파탄 북한 『유엔분담금 낮춰달라』…통계치 UN통보

  • 입력 1997년 6월 24일 07시 49분


「경제가 어려우니 유엔분담금을 낮춰 달라」. 북한이 최근 유엔의 예산분담률 개정과 관련, 국민총생산(GNP)과 1인당GNP 대외부채 총인구 등 경제관련 주요 통계를 유엔에 통보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경제통계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정부당국의 추정치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GNP와 1인당 GNP가 89년을 정점으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는 사실이 북한의 자체통계로 입증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우선 북한은 94,95년의 GNP를 93억달러와 52억달러라고 밝혔다. 89년 1백77억달러까지 올랐다가 90년 이후 마이너스성장을 계속, 경제규모가 3분의1 이하로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94,95년 GNP를 북한이 발표한 수치의 2∼4배에 달하는 2백12억달러와 2백22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남북이 계산한 북한의 GNP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1인당 GNP 역시 큰 차이가 난다. 북한은 1인당 GNP와 관련, 89년 9백11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어 94년 4백32달러, 95년 2백39달러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의 추정치는 94년 9백23달러, 95년 9백57달러로 큰 대조를 보였다. 또한 북한이 밝힌 대외부채는 95년 기준으로 71억달러로 88년 39억달러에서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95년기준 외채를 이보다 훨씬 많은 1백18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전문가들은 이같은 통계수치의 차이에 대해 『사회주의 통계방식이 자본주의와는 다르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격차가 너무 크다』며 『북한의 경제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거나 통계를 축소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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