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通委, 정부 금융개혁안에 강력 반발

  • 입력 1997년 6월 19일 17시 48분


한국은행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들이 정부의 금융개혁안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금통위 위원들은 19일 오전 10시 한은 회의실에서 열린 금통위 본회의에서 정부안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회의를 주재한 李經植 총재를 집중 성토했다. 금통위 위원들은 조만간 정부안에 반대하는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 정부가 입법과정에서 자문을 요구할 때 제출할 방침이다. 李 총재도 문제가 있는 사항은 입법과정에서 고칠수 있다고 밝혀 정부의 금융개혁안 강행이 상당한 진통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금통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안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게서 총을 빼앗는 격」「물가안정목표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한 참석자는 전했다. A위원은 『금통위원으로서 침묵을 지키는 것은 직무 태만』이라며 『정부안은 구시대적이고 역사에 역행하는 개악』이라고 거세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위원은 정부안의 문제점으로 ▲총재 임명절차 ▲물가안정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통위의장의 해임 ▲한은으로 부터 외환관리기능 배제 ▲한은의 감독기능 분리 ▲재정경제원의 한은 경비성예산 승인 등 5가지를 지적했다. A위원은 『어떤 경제학자가 통화정책에 의한 물가상승분을 가려낼 수 있겠느냐』며 『물가목표와 관련 총재를 해임하는 것은 경제학을 전혀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고 주장했다. 또 B위원은 현 정부에서 중앙은행제도 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시급해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C위원은 금융개혁이 「밥그릇 싸움」으로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D위원은 전체적인 감독권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중앙은행이 건전성 관련 감독권은 갖고 있어야 하며 한은의 경비성 예산은 어느 한 곳에서는 감시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李 총재는 금통위의장을 국무회의가 심의하는 것은 더 중립적일 수 있고 해임제도 정부의 통화발행요구를 물가안정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李 총재는 그러나 물가안정목표제를 꼭 고집할 생각은 없다면서 문안, 방법 등은 입법과정에서 고칠수 있다고 본다고 밝혀 향후 그의 움직임과 정부 개혁안의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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