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금융감독 체계]韓銀부서장 31명 성명발표등 반발

  • 입력 1997년 6월 16일 19시 48분


정부의 금융개편안과 관련, 한국은행 부서장 31명은 16일 『중앙은행의 존재 필요성을 정면 부인하고 관치금융의 청산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거부하는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李經植(이경식)총재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노조와 행동을 같이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 부서장들이 총재에 일제히 반기(反旗)를 든 것은 한은 47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등도 금융감독기관 통합안에 일제히 반발, 결사저지를 위해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감원 노조원 1백20여명은 이날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으며 17일 총파업을 선언하기로 했다. 李成太(이성태)한은기획부장은 이날 31개 한은 부서장 연명의 성명을 통해 『정부안은 중앙은행의 중립성과 전문성, 최종대부자로서의 기능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당초 금융개혁위원회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방안보다도 크게 후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서장들은 이총재가 한은 전체 의사를 무시하고 개인자격으로 합의한 정부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면서 『부서장들도 총재 퇴임운동에 적극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은 직원들은 비상총회에서 「정부의 충실한 하수인이자 나팔수를 자임한」 이총재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임직원 일괄 사표 제출 △헌법에 중앙은행 독립보장을 명시토록 하는 헌법개정 청원 제출 등을 결의했다. 한은 본지점 조합원 및 직원 등 1천5백명은 17일 「한은 독립 완전쟁취를 위한 궐기대회」를 갖기로 했다. 또 증권감독원은 「금융개악(改惡) 저지를 위한 전 직원 비상총회」를 열고 『증권시장 관리가 주임무인 증감원의 전문성을 감안하지 않은 위인설관(爲人設官)식 통합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험감독원도 이날 전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총회를 갖고 『각 금융영역의 특성과 감독기능의 전문성, 효율성을 무시한 금융감독기관 통합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수용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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