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부도說, 자금시장 큰 혼란

  • 입력 1997년 5월 21일 20시 13분


진로그룹에 이어 대농그룹이 19일 부도방지대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자금시장이 큰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여러 기업들의 부도설이 확산되면서 제2금융권은 대출한도와 만기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 21일 오전 증권시장에서는 자산순위 30대에 드는 한 그룹이 은행측에 부도방지대상기업 지정을 요청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계열사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제2금융권에서는 루머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큰 소동을 벌였으며 해당기업과 주거래은행에는 확인전화가 빗발쳤다. 은행감독원은 『그 그룹은 지금까지 한번도 부도설에 오르내리지 않은 건실한 기업이었으나 20년전 계열에서 분리된 별개 회사가 거래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는 루머가 엉뚱하게 확산되면서 소동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또 이날 서울 명동 사채시장에서는 자산규모 50위권 밖의 한 그룹이 부도설에 휩싸여 어음할인이 전면 중단됐고 다른 기업들의 어음할인까지 크게 위축됐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10대그룹에 드는 한 그룹이 주거래은행에 부도방지협약 발효를 신청했다는 악성루머가 퍼져 은행과 제2금융권이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최근 10여개 이상의 그룹이 마치 순번이 정해져있기라도 한 듯이 돌아가며 부도설에 시달리고 있다. 「소문」의 기업이 떠오를 때마다 종합금융사 보험사 파이낸스사 할부금융사 등은 해당기업 어음을 무더기로 돌리거나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신규대출은 거의 중단된 상태다. H종금의 한 관계자는 『부도 우려가 없는 일부 대기업이나 건실한 중견기업을 제외하고는 신규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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