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 부서간 「높은 벽」허문다…자료교환 활성화될듯

  • 입력 1997년 5월 10일 20시 16분


지난해 재경원 금융정책실에서 경제정책국으로 옮겼던 A과장은 완전히 다른 부처에 와있는 느낌을 받았다. 정책국은 업무성격상 금정실의 각종 자료가 필요한 곳. 그는 금정실에 관련자료를 부탁해 놓았지만 몇달이 지나도록 관련자료를 받지 못했다. B과장은 어렵사리 얻어낸 다른 부서 자료가 며칠 뒤 신문에 크게 보도되자 곤욕을 치렀다. 자료유출의 범인으로 지목된 B과장은 『기껏 도와줬더니 언론플레이나 하느냐』는 비난을 받고는 다음부터는 아예 부탁하는 것을 포기했다. 지난 94년말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통합해 발족된 「공룡 부처」 재경원의 조직에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산실 금정실 세제실 경제정책국 국민생활국 대외정책국 등 각 실 국은 폐쇄적인 운영으로 독립부처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나온지 오래다. 세제실 관계자는 『자신이 공들여 만든 자료를 남에게 주기는 쉽지 않다』며 『경쟁이 치열한 조직문화도 정보교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각종 정책이 원내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해 결국 정책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다는 점. 급기야 재경원은 최근 각 실 국에서 필요한 자료를 공식문서로 만들고 서로간의 자료제공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서에 제시되지 않은 자료는 별도의 요청없이는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여 보안을 유지할 계획이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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