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섭·황재성 기자]주택건설업계가 정부의 표준건축비 인상 연기방침에 집단 반발, 「분양보이콧」을 벌이고 나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업체들은 서울 등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기를 4월 이후로 일제히 연기했다.
이에 따라 주택청약을 기다리고 있는 청약통장가입자들만 큰 피해를 보게 됐다.
특히 서울지역 1차동시분양 물량 가운데 상당부분이 분양시기가 늦춰져 공급물량은 2천가구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당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월1일부터 표준건축비를 평균 7% 올릴 계획이었으나 최근 집값상승 여파에다 물가상승을 이유로 재정경제원이 제동을 걸어 건축비 인상은 4월이후로 미뤄진 상태.
이에대해 주택업체들은 연초 건축비 인상에 맞춰 1년 사업계획과 함께 자금수급계획을 세웠으나 건축비 인상 시기가 늦춰지면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건축비 인상시기의 지연으로 분양시기가 늦춰지면 그만큼 주택업체의 금융비용이 늘어나게 되며 늘어난 비용은 분양가에 반영돼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분양시기가 늦춰진 주택물량은 대부분 건축비 인상으로 시공업체의 몫이 많아지고 자금회수가 용이한 서울지역 재개발 및 재건축아파트로 공급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마저 우려되고 있다.
표준건축비가 7% 인상될 경우 서울지역 아파트 32평형을 기준으로 분양가가 평균 5백만∼6백만원이 오른다.
오는 18일경 분양승인을 받아 28일경 분양공고를 거쳐 다음달초부터 분양되는 서울지역 1차 동시분양 물량 가운데 상당부분이4월 이후로 연기되고 있다.
H건설은 서울방배동에서 이달중 공급키로 한 아파트 3백77가구를 4월 이후로 연기했으며 D건설도 하왕2―1구역에서 2천4백여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역시 4월이후로 연기했다.
또 S건설도 옥수9구역 5백90가구를 4월 이후로 분양시기를 늦췄으며 D건설도 연희동에서 공급할 3백여가구를 건축비 인상이후로 연기했다.
S건설과 K건설도 수도권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지구 아파트 분양시기를 당초 1,2월에서 3월이후로 늦췄다.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 재건축 등 자금회수 규모가 큰 물량을 중심으로 분양연기사태가 잇따르고 있다』며 『건축비가 조속히 인상되지 않을 경우 수도권지역에서 심각한 공급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