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부분모델광고 각광…『눈 하나로 입 하나로』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5분


[李英伊기자] 눈과 입 등 얼굴 특정부분만을 「단일소도구」로 활용하는 부분모델광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광고는 미끈한 다리의 구두광고, 예쁜 손이 나오는 주방세제광고 등 「관련부위」로 상품의 직접적인 효과를 강조하던 기존광고와는 달리 제품의 기본속성을 뒤집는 파격적인 감각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 특징. 유명모델의 화려한 전신이 나오는 광고보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정확하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시선을 잡아둔다는 것. 모델료도 인쇄광고의 경우에는 30만∼70만원, TV광고는 1백만원내외로 저렴하기 때문에 불황기에 적절한 제작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羅雲峯(나운봉)부소장은 『눈과 입 등 특정부분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끄는 부분모델광고는 적은 제작비로 최대광고효과를 올린다는 점에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프리맥주〓「눈으로 마시는 맥주」라는 카피의 광고는 「마시는 입」이 아닌 「보는 눈」을 등장시켜 주소비층인 20대 신세대의 감각을 겨냥했다. 투명한 병을 통해 눈으로 품질과 맛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기존 맥주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국샤프 미니컴포넌트〓「귀」로 듣는 제품인데 광고에선 「눈」으로 표현했다. 감은 눈과 뜬 눈을 나란히 싣고 「눈을 감으면 입체사운드, 눈을 뜨면 콤팩트한 디자인」이라는 카피로 파격을 시도했다. ▼LG아트비전 와이드TV〓광고에선 여러개의 TV모니터들안에 수많은 입이 클로즈업되면서 「차 빼요」 「내돈 내맘대로 쓰는데 무슨 상관이야」 「속 좁은 소리 그만해」 등 각박하고 몰인정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언뜻 공익광고 인상을 주는 이 광고는 수많은 「입」이 등장한 뒤 원미경의 입이 등장, 화면이 넓어지면서 「넓게 보세요, 세상이 달라져요」라는 말로 마무리 짓는다. ▼에너지관리공단〓LG아트비전와이드와 비슷한 구성의 공익광고를 선보였다. 남자 여자 어린이 노인 등의 입을 클로즈업해 「엄마추워」 「후끈후끈 해야지」 「너무 더워 창문 좀 열어」라는 등의 대사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 결론은 「겨울철 실내적정온도 18∼20도」. 에너지 절약광고다. ▼일경물산〓작년말 선보인 사원모집 광고는 난데없이 빨간 입술 하나에 「일경이 애인」이라는 문구만 실었다. 당시 TV드라마 「애인」의 인기를 이용, 섹시한 입술로 유능한 젊은이들을 유혹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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