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관북리 유적서 백제시대 칠피 갑옷 출토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7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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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관북리 유적 백제시대 옻칠한 가죽으로 만든 갑옷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부여 관북리유적 백제 사비기 왕궁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지 유물 폐기층과 수혈유구에서 칠피갑옷을 발굴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982년부터 부여 관북리유적 발굴조사에서 대형 전각건물지, 연못지 등 왕궁 관련 중요 유구가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1일부터 16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백제 사비기에 만들어진 건물지 세 개 동이 남북방향으로 길게 확인됐다.

궁과 사찰에서 주로 사용하는 중심건물 주변을 둘러싸도록 기다랗게 만든 장랑식(長廊式) 건물이다. 위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왕궁 내 조당 공간 일부로 추정된다.

이 장랑식 1호 건물지 유물폐기층과 30m 범위 내 수혈유구 6곳에서 칠피갑옷이 출토됐다.

처음에는 매우 얇은 조각 일부만 노출됐고 발굴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유물 모습을 드러냈다. 겹겹이 쌓인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사각형 미늘과 각 미늘을 연결했던 원형 구멍이 보였다.

이후 출토 조각에 대한 과학적 성분 분석 결과, 옻을 칠한 갑옷임이 확인됐다. 출토된 칠피갑옷 6점 중 2호 수혈유구에서 확인된 갑옷은 비교적 잔존상태가 양호하다.

전체 크기는 잔존 폭이 18.2㎝, 잔존 너비 49.2㎝다. 개별 미늘 길이는 7.5~7.8㎝, 너비 4.2~4.4㎝다. 미늘을 연결하는 원형 구멍은 0.2~0.3㎝다.

2호 수혈유구 주변 기와폐기층에는 말 안장 부속품 중 발 받침대인 등자가, 3호 수혈유구에는 말 아래턱 뼈로 추정되는 동물유체가 나왔다.

연구소는 “이러한 주변 출토유물 상황과 갑옷의 형태를 고려할 때 2호 수혈유구에서 출토된 갑옷은 말갑옷(馬甲)으로 추정된다”며 “이렇듯 백제시대 문화층에서 칠피갑옷이 출토된 사례는 공주 공산성(2011년) 이래로 부여 관북리유적이 두 번째”라고 밝혔다.

관북리유적과 공주 공산성 칠피갑옷 발견 당시 주변에 폐기된 다량의 유물과 불에 탄 목탄도 함께 발견됐다.

연구소는 “이는 백제 멸망 당시 혼란스러웠던 사회 상황 일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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