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설립…방시혁, 라이트팬 확장 거점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13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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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콘텐츠 강자 '엑자일 콘텐트' 산하 레이블 '엑자일 뮤직' 인수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HYBE)가 현지 법인 신설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 음악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음악 시장 중 하나인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하이브는 멕시코 소재 법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한다고 13일 밝혔다.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의 라틴 시장 진출 교두보이자 신인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하는 법인이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와 신인 발굴·육성 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상급 프로듀서를 영입해 현지에 최적화된 T&D(Training & Development) 및 A&R(Artist & Repertoire) 체제를 구축한다. 중장기적으로는 K-팝의 검증된 사업적 방법론을 라틴 장르에 접목하는 시도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의 이사회 의장으로는 라틴 콘텐츠 시장의 권위자로 알려진 아이작 리(Isaac Lee) 엑자일 콘텐트 창업자가 합류한다. 아이작 리 의장은 세계 최대의 스페인어 콘텐츠 텔레비전 채널로 꼽히는 유니비전 커뮤니케이션과 텔레비자의 최고 콘텐트 책임자(Chief Content Officer)를 역임했다. 넷플릭스와 안테나3, 아마존, HBC,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즈니 등에서 방영된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프로듀서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다.

아이작 리 의장의 합류를 계기로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와 엑자일 콘텐트는 전방위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 아이작 리 의장은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와 엑자일 콘텐트 간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라틴 시장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작은 물론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의 파트너십 형성 등에도 기여한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는 출범에 앞서 엑자일 콘텐트 산하 레이블 엑자일 뮤직을 인수했다. 라틴 시장에서의 존재감 발휘를 앞당기기 위한 포석이다. 엑자일 뮤직은 레코딩과 음원 퍼블리싱,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공연기획 등의 사업을 전개해 왔다.

작년 기준 라틴 아메리카 음반 및 음원 시장 시장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하이브는 “전년 대비 26.4%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음반 및 음원 시장 규모가 9% 증가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라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라틴 음악의 인기가 높다. 역대 빌보드 핫 100 차트 톱10에 오른 비영어 노래는 총 35개이며 이중 스페인어곡이 19개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나 라틴 팝 슈퍼스타 배드 버니의 ‘아이 라이크 잇’ 등 라틴 시장에서 열풍을 불러 일으킨 곡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최상단에 등극하기도 했다. 스페인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이며, 미국에서도 약 20%의 인구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하이브의 이번 행보는 최근 방시혁 의장이 내비친 속내와 맞물리는 지점이 있다. 방 의장이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등에서 얘기한 ‘슈퍼 팬’과 ‘라이트 팬’에 대한 개념이 적용된다. 현재 K팝 팬덤은 몰입과 집중적 소비가 특징인 팬덤을 가리키는 슈퍼팬 위주다. 반면 인구로도 소비층이 많은 라틴·아프로 비트는 슈퍼 팬과 동시에 라이트 팬들도 많다. 이들 장르에 비해 K팝의 확장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미국 컨트리와 하이틴 문화의 상징이었고 현지 팬들과 함께 커가고 있는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태생적 강점도 갖기 힘들다.

방 의장과 하이브는 이번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법인 설립으로 라틴 음악이 갖는 장점을 K팝에 적용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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