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2 보느라 밤 꼴딱 새웠다” 뚜껑 열자 26개국서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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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피해자 복수 스토리
가해자들 참혹한 추락에 공감대
“한번 틀면 멈출수 없다” 열광
김은숙 작가 “대본 무섭도록 잘써”

‘더 글로리’ 파트2에서 동은(송혜교)이 가해자 연진(임지연)의 계략에 돈을 받고 동참한 생모 미희(박지아)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며 안아주고 있다. 알코올 의존증인 미희가 핏줄임을 내세워 괴롭히자 동은은 “핏줄이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며 그대로 돌려준다(위쪽 사진). 연진이 동은의 조력자로 자신의 뒤를 캐는 현남(염혜란)을 협박하는 장면. 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 파트2에서 동은(송혜교)이 가해자 연진(임지연)의 계략에 돈을 받고 동참한 생모 미희(박지아)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며 안아주고 있다. 알코올 의존증인 미희가 핏줄임을 내세워 괴롭히자 동은은 “핏줄이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며 그대로 돌려준다(위쪽 사진). 연진이 동은의 조력자로 자신의 뒤를 캐는 현남(염혜란)을 협박하는 장면. 넷플릭스 제공
“난 잘못한 게 없어 동은아, 니 인생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지옥이었잖아.”(연진 역·임지연)

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2(9∼16편)가 10일 공개되자마자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12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전 세계 TV부문 3위에 올랐다. 한국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등 26개국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더 글로리’는 파트1이 5주 연속 넷플릭스 세계 톱10에 들며 해외에서도 학교 폭력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등 열풍을 일으켰다.

파트2에서는 동은(송혜교)이 복수를 위해 18년 동안 짜 온 계획이 하나하나 시행되면서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 참혹하게 추락한다. 하지만 가해자 중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동은의 복수는 더욱 지독하고 처절해진다.

(※이 기사에는 ‘더 글로리’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죄책감 없는 가해자들, 가속도 붙는 응징



파트2는 8편 전체가 복수를 향해 전력 질주한다. 온라인에는 “한번 틀면 멈출 수 없다. 밤을 꼴딱 새웠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9일 관객과의 대화에서 “파트1이 무서울 정도로 반응이 좋아서 파트2 대본을 다시 봤다. 파트2 역시 내가 봐도 무섭도록 잘 썼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성 없는 가해자들은 복수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경찰에 자수하면 용서하겠다는 동은의 마지막 제안에도 연진은 “왜 없는 것들은 인생에 권선징악,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라며 코웃음 친다. 이에 동은은 고교 때 고데기로 온몸에 상처를 입혔던 가해자들에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데기’를 들이대며 뜨거운 복수를 펼친다. 연진은 동은의 약점을 찾아내 만만치 않은 반격을 하지만 기상캐스터로 대중의 시선을 즐기던 그의 악행은 결국 온라인에 낱낱이 공개된다. 연진과 불륜 관계인 재준(박성훈)은 끔찍이 아끼는 딸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 얼굴과 몸매에 집착하며 상류층 입성을 꿈꾸던 혜정(차주영)은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마약에 찌든 사라(김히어라)는 약에 취한 상태로 아버지 교회 신도들에게 발각된다.

연진의 남편 도영(정성일)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연진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딸을 데리고 떠난다. 연진의 범죄를 덮어주던 엄마마저 자신이 궁지에 몰리자 등을 돌리며 연진은 철저히 혼자가 된다. 연진을 폐허에 혼자 남기겠다는 동은의 오랜 복수는 마침내 완성된다.

피해자들의 연대는 더욱 깊어졌다. 남편에게 맞고 사는 현남(염혜란)은 파트1에 이어 동은의 눈과 발이 돼 함께 복수를 펼친다. 살인범에게 아버지를 잃은 의사 여정(이도현)은 파트2에서 비중이 커져 동은의 복수를 향한 주요 길목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당신 편 들어주는 사람도 있어야지.” 동은이 세든 빌라의 주인 할머니(손숙)가 남보다 못한 생모를 따돌려준 이유를 묻는 동은에게 한 말이다.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함축하는 것 같다.

● 피해자 서사에 공감, 실감 나는 연기에 몰입

‘더 글로리’는 폭력과 복수라는 흔한 소재를 뻔하지 않게 다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통상 복수극은 손쉽게 권선징악을 실현하지만 ‘더 글로리’에서는 아주 힘들게 복수한다”며 “피해자의 이야기도 많이 담아 공감을 자아냈다”고 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김은숙 작가가 시대정신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썼고, 송혜교와 악역을 실감나게 소화한 임지연을 포함해 여배우들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더 글로리#더 글로리 파트2#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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