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첨단과학이 밝혀낸 청동거울의 황금비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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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는 문화유산/신은주 지음/325쪽·2만 원·초록비책공방

“고대 국가 중 가장 화려한 황금문화를 꽃피운 건 신라였다. (…) 1973년 ‘경주고도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천마총’ ‘황남대총’ 등이 차례로 발굴되면서 ‘황금의 나라, 신라’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일하는 현직 연구원이 문화재 보존과학의 세계를 조명한 이 책의 일부다. 세계적으로 고대 금관은 14점이 전해지는데, 이 가운데 10점이 한반도에서 나왔다고 한다.

책은 1부 ‘금속’ 2부 ‘토기 도자기 유리’ 3부 ‘목재’ 4부 ‘지류 직물 회화 벽화’ 5부 ‘석조’ 등으로 나눠 유물의 재료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 6부에서는 최근 문화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복원을 다뤘다. 특정 시기 문명을 이끌었던 재료에 대한 이해와 보존과학의 세계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청동거울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다뉴세문경은 지름 21cm인 면에 100개의 동심원과 0.3mm 간격으로 1만3000개에 이르는 가는 선을 새겼다고 한다. 정교한 세공기법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은 오랜 도전 끝에 2007년경 실마리를 풀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의 분석 결과, 구리와 주석의 비율이 65.7%와 34.3%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고대문서에 나타난 청동거울 제작의 황금비율을 정확하게 따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덕대왕 신종과 황남대총 봉수형 유리병, 상감청자, 옹기 등에 얽힌 미스터리와 이를 풀기 위한 보존과학의 사례가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어진다. 책 하단의 QR코드를 이용하면 관련 동영상도 볼 수 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첨단과학#문화유산#청동거울#황금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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