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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2030女 심리 세밀 포착…“작가가 40대 남성이라고?”

입력 2022-07-05 13:44업데이트 2022-07-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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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보통 로맨스 드라마에선 주인공의 사랑이 끝나면 이야기도 끝난다. 하지만 시즌이 바뀔 때마다 주인공의 사랑도 바뀌는(?) 드라마가 있다. 30대 여성 유미(김고은)의 자유로운 연애와 소소한 일상을 다룬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이다. 지난해 9, 10월 시즌1이 방송된데 이어 지난달 10일 시즌2가 시작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에만 있는 또 다른 특이점.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쫄쫄이 타이즈를 입은 세포들의 세계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배가 고프면 거대한 몸집의 출출세포가 활개를 치고, 사랑에 빠지면 사랑세포가 월등한 능력을 지닌 프라임 세포로 진화하는 식이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의 원작은 2015년 4월부터 연재된 동명 웹툰으로, ‘달콤한 인생’(2011년)으로 데뷔한 이동건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드라마에선 웹툰 속 2D 그림을 윤준상 애니메이션 감독이 생동감 넘치는 3D 애니메이션으로 펼쳐냈다. ‘유미의 세포들’은 2030 여성 시청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유료가입기여지수 1위를 기록했다. 웹툰과 드라마 속 ‘유미의 세포들’을 그린 두 사람을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식욕은 출출세포, 마음은 감성세포, 성욕은 응큼세포…. 이동건 작가가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각각의 세포로 연결짓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우연한 계기였다.

“데뷔작을 마치고 새 작품을 준비할 때, 함께 고민해주겠다는 아내가 생각에 잠긴 모습을 봤어요. 머리 속에서 뻑뻑한 맷돌이 힘겹게 돌아가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그게 첫 시작점이었죠.”(이동건)

극중 세포들의 의상은 몸에 딱 붙는 쫄쫄이 타이즈. 어떤 인물이냐에 따라 타이즈 색깔도 바뀐다. 유미의 세포는 파란색, 시즌1 남친 웅이(안보현)는 남색, 시즌2 남친 바비(박진영)는 짙은 녹색으로 된 타이즈를 입는다.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뮤지컬 ‘캣츠’에 등장하는 젤리클 고양이의 쫄쫄이 의상을 보며 처음 세포들을 상상했어요. 사랑세포가 마법을 쓰는 설정은 마법 쓰는 고양이 ‘미스토펠리’에서 따왔습니다.”(이동건)

정지 화면의 웹툰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 되기 위해선 추가 작업이 따른다.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와 음향효과, 배경음악 등이 대표적이다. 프레임 크기가 작은 웹툰에선 강조되지 않았던 세포마을의 배경과 분위기는 애니메이션에서 재창작된 수준이다.

“웹툰 특성상 단순하게 표현된 부분들이 많아 디테일을 추가했어요. 유미 세포들의 마을 키워드는 복고, 개발자 구웅은 모던한 미래를, 바비는 다정다감하지만 속을 알 수 없기에 신비함을 각각 모티브로 삼았습니다.”(윤준상)

‘유미의 세포들’만의 매력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변화를 세포들이 겪는 사건들로 재구성해낸다는 점. 창작진의 상상력이 맘껏 발휘되는 대목이다. ‘키스신’은 혀 세포들이 탱고를 추는 장면으로, ‘작심삼일 다이어트’는 1월 1일부터 사흘간 다이어트세포의 몸집만 비대해지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디테일한 심리 묘사는) 여성 입장에서 쓴 가사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음악을 들을 때 가사를 읽는 습관이 있어요.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 속 노래 가사를 읽으며 ‘아 그럴 수도 있겠네’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이동건)

웹툰 원작 특유의 만화적 캐릭터를 잘 살려낸 배우들의 연기도 볼거리다. 공주병에 걸린 귀여운 밉상 루비(이유비)와 유미를 짝사랑했던 츤데레 편집장 안대용(전석호)이 대표적이다.

“배우들은 역시 캐릭터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꼈어요. 전 떠올리지 못하는 감정선을 잘 표현해서 입 벌리며 보고 있습니다.”(이동건)

“특히 안대용 에피소드(8화)는 소년만화와 열혈함, 1980, 90년대 홍콩 느와르 감성으로 무장한 세포들의 눈물 젖고 땀내 나는 이야기입니다. 강추합니다!”(윤준상)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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