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날고픈 마음 그림에 담아…‘방황’, 새로운 길 만드는 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1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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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린 작가 개인전



한 마리 새를 닮은 캐릭터가 여행가방 위에 올라탄 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하늘 위에는 무지개와 구름, 보석이 두둥실 떠 있다.

양희린(46)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 ‘꿈꾸는 방랑자 - 우리 집은 어디일까?’가 서울 용산구 알롤로 갤러리에서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양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마음 속 이상향인 ‘우리 집’을 찾아 방랑하는 캐릭터를 그린 유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양 작가는 내면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림 속 주인공들은 자동차, 보트, 오토바이 등에 올라타 몽환적인 밤하늘을 누빈다. 그림 속 캐릭터가 한 마리의 새를 닮은 이유는 “새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 때문이다. 양 작가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기 때문에 늘 마음껏 달리고 싶었다. 나의 바람을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타는 캐릭터의 모습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생동감 없이 텅 빈 캐릭터의 눈동자는 최근 아버지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작가의 상실감을 반영한다. 하지만 여전히 텅 빈 마음인 채로 방황하는 캐릭터들은 더디더라도 한 발자국씩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이 전작보다 화려한 색채를 띠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양 작가는 “새로운 세계관이 열리려면 방황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길을 잃어 보니 잘못 든 길이 새로운 지도를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방황하더라도 각자의 걸음걸이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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