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칸에선, ‘K콘텐츠’ 판권 구매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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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묶였던 ‘필름마켓’ 정상화
“한국영화, 가장 창의적이고 기발해”
세계 각국 바이어 한국 부스에 북적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필름마켓에 마련된 CJ ENM 부스. CJ ENM이 투자 배급하는 영화 두 편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각국 판권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칸=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필름마켓에 마련된 CJ ENM 부스. CJ ENM이 투자 배급하는 영화 두 편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각국 판권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칸=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제75회 칸영화제와 함께 열리고 있는 ‘칸 필름마켓’ 현장. 세계 최대 규모의 필름마켓인 만큼 각국에서 몰린 영화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온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직원 크리스토프 미넬 씨는 한국영화 배급사 NEW의 자회사인 콘텐츠판다 부스에서 다음 달 국내에서 개봉하는 영화 ‘마녀2’의 프로모션 영상을 보고 있었다. ‘마녀2’는 최근 아시아 국가의 상영 판권 판매가 모두 끝나는 등 바이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미넬 씨는 “‘마녀2’의 판권을 사고 싶은데 우리 입장에선 좀 비싼 편이라 아쉽다”며 “한국영화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다. 특히 장르영화가 기발해 최대한 한국작품을 구매하려 한다”고 했다.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연달아 세계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 힘입어 올해 칸 필름마켓은 세계 각국 바이어들의 ‘K콘텐츠 판권 사들이기’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던 칸 필름마켓이 올해부터 정상화되면서 바이어들의 발길이 분주해졌다. 올해 마켓에는 세계 각국 영화사 및 관계기관이 약 350개 부스를 마련해놓고 콘텐츠 판권 판매 상담을 이어갔다. 한국영화 배급사 및 콘텐츠 판매사 부스는 총 8곳으로 콘텐츠판다,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화인컷 등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도 7월 국내 개봉 예정인 ‘한산: 용의 출현’의 판권 판매에 주력하고 있었다.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을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시킨 CJ ENM 부스에는 특히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브로커’ 광고물을 보던 일본의 한 영화사 관계자는 “‘브로커’를 사고 싶었는데 일찌감치 다 팔려서 살 수가 없다. 빨리 다른 한국작품을 확보하러 가야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브로커’가 26일 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기도 전인 23일, ‘브로커’의 판권은 171개국에 판매됐다. 박찬욱 감독의 6년 만의 장편영화 복귀작으로 주목받는 ‘헤어질 결심’ 역시 192개국에 판매됐다. 종전 한국영화 판권 판매 최고 기록은 205개국에 팔린 ‘기생충’이었다. ‘기생충’은 2019년 5월 칸 필름마켓이 열릴 당시까지는 192개국에서 판매됐고, 이후 황금종려상 등을 잇달아 수상하며 판매국이 늘었다.

이날 콘텐츠판다 부스를 찾은 말레이시아의 영화 제작 및 배급사 직원 모하마드 샤히르 술라이만 씨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좀비물 중에서도 한국에서 만든 좀비물에 가장 열광한다”며 “상영 판권만 사는 게 아니라 아예 한국에 가서 직접 영화를 찍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어들과 상담하던 이정하 콘텐츠판다 본부장은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히트를 친 후 K콘텐츠의 지위가 올라간 분위기가 확실히 느껴진다”며 “약속도 잡지 않고 곧바로 부스에 오는 해외 바이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칸=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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