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무령왕릉-왕릉원 고분서 ‘中 장인이 제작’ 쓰인 벽돌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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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왕릉 조성 당시 양나라와 교류 증거”

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의 29호분에서 나온 벽돌 옆면에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건업 사람이 만들었다)’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제공
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의 29호분에서 나온 벽돌 옆면에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건업 사람이 만들었다)’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제공
무령왕릉 옆 백제 왕릉인 29호분에서 중국 남조(南朝) 장인의 제조 사실이 새겨진 벽돌이 발견됐다. 무령왕릉 등 백제 왕릉 조성 당시 중국 남조와 활발히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의 29호분에서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건업 사람이 만들었다)’라고 쓰인 무덤 폐쇄용 벽돌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글자는 반으로 잘려진 연꽃무늬 벽돌 옆면에 새겨져 있었다. 건업은 420∼589년까지 중국 남조(南朝)의 송·제·양·진나라의 도읍이었다. 무덤 조성시기를 감안할 때 양(梁)나라 장인이 새긴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1933년 발굴 당시 6호분 벽돌에서도 양관와위사의(梁官瓦爲師矣) 혹은 양선이위사의(梁宣以爲師矣)로 해석되는 글자가 발견됐다. 글자가 흐릿해 학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양나라 사람이 와서 만들었다’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이번 29호분과 6호분이 무령왕릉과 나란히 맞붙어 있고, 셋 모두 석실분이 아닌 전축분(塼築墳·벽돌무덤)으로 지어진 사실이 주목된다. 1971년 발굴된 무령왕릉에서는 512년에 제작된 사실이 새겨진 벽돌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세 고분 모두 남조 영향을 받아 6세기 전엽에 지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재윤 공주대 사학과 교수는 “중국 양나라 건업에서 온 기술자들이 벽돌을 제작하고 무덤을 축조한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 유물”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공주 무령왕릉#왕릉원 고분#중국 장인#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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