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美음악-21세기 韓창작음악, 비올라로 만나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8-02 15:36수정 2021-08-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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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비주류’로 여겨온 음악들로 재미있게 꾸며보려 합니다. 현대음악이나 미국 고전음악, 비올라까지 비주류잖아요.”(최재혁·앙상블블랭크 예술감독)

“비올라는 레퍼토리가 적어서 오늘날 새로 쓰이는 음악과 뗄 수 없는 악기입니다. 저를 위해 쓴 곡을 꿈꿔왔어요.”(이한나·비올리스트)

현대음악 또는 동시대음악은 팬 층이 두텁지 않다. 작곡가마다 새로운 음악어법을 펼치기 때문이다. 비올라도 팬이 많다고 하긴 힘들다. 바이올린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20세기 미국음악과 21세기 한국 창작음악이 비올라를 중심으로 만난다. 현대음악 전문 실내악단 ‘앙상블 블랭크’와 비올리스트 이한나가 꾸미는 콘서트 ‘비올라 인 마이 라이프’다. 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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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콘서트는 미국 작곡가 모튼 펠드먼의 ‘비올라 속 내 인생’과 이 곡의 제목을 오마주한 최재혁의 ‘내 인생 속 비올라’가 중심을 이룬다. 이한나가 최재혁에게 먼저 곡을 써 줄 것을 제안했다. 나무판 한 장을 앞에 놓은 타악기 연주자와 비올리스트 두 사람만이 다양한 소리의 실험을 펼친다. 앙상블블랭크의 타악기주자 한문경이 중학교(예원학교)시절 단짝이었던 점도 작용했다며 두 사람은 웃음지었다.

“악기 몸통 전체를 사용해 소리를 내는 곡입니다. 좋은 악기를 고생시키기 미안해서, 인터넷으로 10만 원 짜리 비올라를 주문해 드렸어요.”(최)

“10만 원 짜리 악기로 연주하는데도 문제는 없지만 실제 어느 악기를 쓸 지는 생각 중입니다, 하하.”(이)

펠드먼의 ‘비올라 속 내 인생’은 고요하고 정적인 작품. 최재혁은 “끝없이 계속될 것 같은 여백의 반복으로 불멸을 표현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독일 작곡가 힌데미트가 영국 방문 중 영국 왕 조지 5세의 서거를 접하고 하루 만에 써서 당일 BBC 라디오를 통해 세계 초연된 ‘장송곡’도 이한나와 앙상블블랭크 협연으로 연주한다.

비올라가 등장하기 전 콘서트 초반에는 코플란드 ‘아팔라치아의 봄’, 1986년 영화 ‘플래툰’ 배경음악으로 알려진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등 다소 보수적이고 쉽게 들리는 20세기 미국음악 두 곡이 놓인다. 콘서트 후반부에는 20세 신예 작곡가 김혁재의 ‘똑같은 것들’과 미국 미니멀리즘(최소주의)작곡가 라이시의 ‘여덟 개의 선’으로 무대를 마무리한다.

앙상블블랭크는 젊은 음악가들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2015년 결성한 실내악단. 최재혁과 첼리스트 이호찬, 피아니스트 정다현 등이 ‘아티스틱 커미티(예술위원회)’를 꾸려 운영 방향을 결정한다. 예술감독 최재혁은 2017년 제네바 국제콩쿠르 작곡부문에서 역대 최연소 1위를 차지했고 2018년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루체른 페스티벌 아카데미를 지휘하며 국제무대에 지휘자로 데뷔했다.

이한나는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킴 카쉬카시안을 사사했고 베르비에 페스티벌, 말보로 페스티벌 등 세계 유수의 음악축제에 출연해 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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