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34는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도처럼 1로 따내는 게 깔끔했다. 그럼 흑 8까지가 예상되는데 백 9, 11로 축머리를 활용하는 바둑이 된다. 백이 나쁘지 않은 결과다. 실전은 흑 35 이하 43까지 중앙을 밀어가는 수순이 비록 6선이기는 하나 두텁다. 중앙이 두텁게 변하며 상변의 엷음도 조금은 부담을 덜었다.
이제 흑 45가 반상 최대의 곳이다. 이곳을 흑이 차지해서는 여전히 선착의 효가 살아 있는 바둑이다. 백 46은 급소 자리다. 어렵지 않게 이 급소를 찾아낸 것을 보면 신진서 9단의 감각이 탁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흑 47은 일종의 반발. 백이 원하는 그림은 그려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백 48, 50이 침착한 대응으로 좋은 수다. 초반 강수로 일관하며 기선을 제압했던 이전의 신진서 패턴과는 사뭇 거리가 있는 신중한 행마다. 진화의 방증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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