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바르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이 책은 그가 주변인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았다. 알베르 카뮈, 알랭 로브그리예, 모리스 블랑쇼, 루이 알튀세르 등 프랑스 실존주의와 구조주의를 만들었던 수많은 사람의 흔적이 담겼다.
그러나 바르트 전집의 편찬자이자 이 책의 편집인 에리크 마르티는 ‘서간문에서 바르트의 삶을 다시 발견하길 바라는 것은 헛된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손을 떠난 편지는 그의 의도가 아닌 그것이 놓인 맥락에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 저녁 바르트와 외출했던 미셸 푸코와의 편지가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도 독특하다.
어쩌면 의미 없을 메모, 예의상의 표현도 모조리 한자리에 모았다. 이를 통해 책은 문자를 넘어선 ‘우정의 지도’를 그리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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