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박스 소파에 앉아 ‘백남준’을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전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방송 및 위성방송 작품 13점 통해
텔레비전 탐구와 실험 조명

백남준의 대표 영상 작품 13점을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선택해서 감상할 수 있는 ‘백's 비디오 박스’. 총 3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용인=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백남준의 대표 영상 작품 13점을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선택해서 감상할 수 있는 ‘백's 비디오 박스’. 총 3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용인=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백남준(1932∼2006)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년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대한민국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생중계된 작품이다. 이어진 ‘바이바이 키플링’(1986년)과 ‘세계와 손잡고’(1988년) 등 ‘우주 오페라 3부작’은 백남준 마니아라면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각각 30∼80분 길이의 3부작 영상을 모두 본 경험은 의외로 많지 않다. 백남준의 대표작을 푹신한 소파에 앉아 볼 수 있는 자리가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에 마련됐다.

백남준아트센터는 12일부터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전을 열고 있다.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백남준이 선보인 방송 및 위성방송 작품을 중심으로 그의 텔레비전 탐구와 실험을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장 한쪽에 설치된 3개의 ‘백‘s 비디오 박스’에서 텔레비전을 보듯 영상 작품 13점을 리모컨으로 선택해 시청할 수 있다.

1969년작 ‘9/23/69: 데이비드 애트우드와의 실험’과 ‘매체는 매체다’부터 요제프 보이스와 협력한 ‘카셀 도큐멘타6: 위성 텔레캐스트’(1977년) 등 마니아의 구미가 당길 만한 작품이 많다. ‘바이바이 키플링’에서는 인공위성을 위해 굿판을 벌이는 한국 무당 등 유머러스한 장면도 많다.

이번 ‘소파 관람’은 작품에 관객의 참여를 유도했던 백남준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난해 백남준아트센터에 합류한 공간디자이너가 좁은 곳에서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다.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백남준이 평소 자신의 작품을 30분만 꾸준히 지켜봐 달라고 했듯이 이 같은 경험을 관객이 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7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 전#백남준#백남준아트센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