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에게 ‘계획이 다 있었던’ 까닭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16일 17시 09분


코멘트
“화두만 던져주세요. 토스만 해주세요. 토스 하나당 스파이크 오륙십 개씩은 할 수 있어요.”

영화 ‘기생충’의 연출자 봉준호 감독에 대한 전직 영화담당 기자의 기억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에게 첫 만남의 봉 감독은 “달변이고, 다변이며 구체적”인 이야기꾼이다.

2003년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업무상 첫 영화로 잊지 않고 있는 기자가 이야기꾼에서 ‘인간’으로 봉준호와 이어온 기억을 한껏 풀어놓았다.

지금은 경제일간지 정치부장이지만, 영화를 취재영역으로 삼았던 10여년 동안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으로 감상평을 내놓으며 영화판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형석이 새롭게 내놓은 책 ‘계획이 다 있었던 남자, 봉준호’다.

‘기생충’의 대사에 빗댄 책 제목은, 저자에게 남은 ‘영화의 추억’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봉준호와 나눠온 호응과 우정의 한 시절에 대한 것임을 말해준다.

동시에 이형석은 봉준호를 만났던 “기억과 인상, 그를 인터뷰하고 남겨 놓은 기사와 자료만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봉준호라는 프리즘을 통해 내가 만난 세대, 시대, 세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저자의 진술은 “봉준호가 살아온 얘기, 봉준호가 영화를 만들고 다루는 방식, 봉준호 영화가 그리는 세상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하며 객관적 시선을 놓을 수 없는 직업적 책무를 확연히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봉준호 그리고 봉준호의 영화에 얽힌 다양하고 풍부한 에피소드와 뒷이야기로 세밀하게 바라보고 취재했던 한 시대를 들여다보게 한다.

이형석 역시 또 한 사람의 이야기꾼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