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같았다”…‘기생충’ 배우들도 놀란 아카데미 ‘4관왕’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이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처음에는 몰래카메라인 것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등극에 출연 배우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생충‘은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개최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해 4관왕에 올랐다.

‘기생충’은 외국어로 된 영화 중 처음으로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으면서 아카데미의 벽마저 넘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은 ‘4관왕’이라는 기록에 “믿기지 않는다”며 입을 모았다.

시상식 후 로스앤젤레스 시내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배우 조여정은 “제가 오늘 한국 시간으로 생일이었는데, 최고의 생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기생충’이라는 훌륭한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앉아있는 것 자체만으로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자꾸 뒤로 갈수록 ‘기생충’이 호명되니까 처음에는 약간 몰래카메라인 것처럼 믿어지지 않았다”며 “(기자회견장에) 오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있고,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할 생각을 하니 울컥하더라”라고 했다.

배우 송강호는 “무대 위에서는 (말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칸영화제부터 지금까지 관심을 거두지 않으시고, 응원해주신 많은 팬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배우 이선균은 “정말 기쁘다”며 “저희가 엄청난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보니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이렇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분들에게 감사하다. 이번이 한국 영화사의 방점이 아니라 시작점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소담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늘 밤 많은 기사와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열심히 찾아보면서 온몸으로 느끼겠다”며 “아마 잠 못 이루지 않을까 싶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배우 최우식도 ‘계획에 없던건데’라는 본인의 극 중 대사를 소개하며 “계획하지도 못한 큰 이벤트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