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든 외국인이든 도움 된다면…” 무라카미 하루키 자료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5일 18시 25분


“일본인이든 외국인이든 나의 작품을 연구하고 싶은 사람에게 (자료가)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9·사진)가 4일 오후 도쿄 신주쿠의 와세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하고 자필 원고와 소장 도서, 편지, 음반 1만여 점 등 40년 가까이 작가로 활동하면서 모은 자료 수만 점을 모교인 와세다(早稻田)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1987년작 ‘노르웨이의 숲’ 초고 등도 기증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68년 와세다대 제1문학부 연극영화과 입학해 7년 만에 졸업했다.

무라카미는 “원고나 편지, 관련 기사 등이 가득 차 집에 놔둘 수도 없을뿐더러 자녀가 없기 때문에 세상을 떠난 후 (자료들을) 그냥 놓아두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료 기증에 대한 생각을 4, 5년 전부터 해왔다”고 밝히고 외국을 포함해 여러 곳을 검토한 후 올해 3월 “가장 편안한 곳”이라고 하는 모교를 택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은 “평소 대중 앞에 나서지 않는 무라카미가 일본 내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1981년 이후 37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대학 측은 이 자료를 토대로 무라카미의 작품을 공부할 수 있는 연구센터인 ‘무라카미 라이브러리’(가칭)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무라카미는 “처음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기념관’이라고 명명하는 안(案)도 있었지만 내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그것은 좀 곤란하다고 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향후 장학재단 설립이나 레코드 콘서트 개최 등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일본 라디오 방송국 ‘도쿄FM’의 특별 프로그램 ‘무라카미 라디오’에 출연해 생애 처음으로 DJ에 도전한 바 있다.

도쿄=김범석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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