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차례 기도… 나머지 시간엔 ‘작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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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고 일하라’ 왜관수도원
국내 최초의 남성 수도공동체… 원산서 활동하다 6·25후 왜관 정착

외부인에게도 개방된 왜관수도원의 미사. 칠곡=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외부인에게도 개방된 왜관수도원의 미사. 칠곡=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3일 오전 6시 반 경북 칠곡의 왜관수도원 대성전. 파이프오르간의 장중한 소리와 함께 신부와 수도자 등 70여 명이 차례로 들어섰다. 꽤 이른 시간이지만 수도원 내 손님의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방문객과 일반 신자 70여 명도 미사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오전 5시 20분 아침기도에 이어 30분의 묵상 시간이 있었다. 제대(祭臺) 주변을 빼면 모든 조명이 꺼진 상태의 묵상은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깊은 침묵의 순간이다. 어둠 속의 경건함에 기침 소리조차도 부담스럽다.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베네딕도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 왜관수도원은 190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남성 수도공동체다. 1920년대 활동 중심지를 함경남도 원산 부근의 덕원으로 옮겼다 6·25전쟁 이후 1952년 왜관에 정착했다.

수도원 내 이정표는 금속 공예실, 유리화 공예실, 분도출판사, 분도가구공예사 등이 표시돼 있어 베네딕도회가 추구해온 영성과 노동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수도원 회원들은 하루 5차례 한곳에 모여 기도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정해진 작업장에서 일을 한다. 외부인들이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고, 손님의집은 주말에 방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명소가 됐다. 한 방문객은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종교적 영성이 가득한 수도원 미사를 볼 수 있어 느낌이 특별했다”고 말했다.
 
칠곡=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왜관수도원#국내 최초 남성 수도공동체#기도하고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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