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검열에 익숙한 현대인들 이제 자신과 화해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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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펴낸 정여울 작가

정여울 작가는 “카를 구스타프 융 등의 심리학 저술을 읽으며 자존감 낮았던 나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여울 작가는 “카를 구스타프 융 등의 심리학 저술을 읽으며 자존감 낮았던 나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내가 이번 책 제목처럼 늘 ‘괜찮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괜찮지 않은 사람이었다. 심리학 공부로 얻은 자기 이해와 자존감 고취의 방법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쓴 책이다.”

신간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민음사)를 펴낸 정여울 작가(41)를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15년쯤 전부터 독학을 시작한 심리학 관련 정보를 개인적 체험, 소설 또는 영화에서 인용한 텍스트와 엮어 쓴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국문학 박사과정을 마칠 때쯤부터 심리학 서적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며 “내가 진정한 자아를 만나지 못하게 가로막는 ‘자기징벌 성향의 사고’를 가진 사람임을 독서를 통해 조금씩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책에서 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트라우마, 보상심리, 충동, 억압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 등 문학 작품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영화 내용 일부를 끌어들였다.

“영화 ‘어웨이 프롬 허’에서 아내는 정말 기억을 잃었던 것일까. 알츠하이머 발병은 사실이었지만 그녀가 남편을 잊은 척하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건 어쩌면 연기였을 수도 있다. 외도한 남편을 수십 년 동안 속으로만 말없이 원망했던 그녀는 그렇게 통쾌한 복수극을 치르고 나서 트라우마로부터 회복된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자기검열과 자기징벌에 익숙한 채로 성장해 마음속에 쌓인 불만을 가까운 이에게 짜증을 내며 표출하던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웃어야 한다’는 강박에 눌려 살아가야 할 까닭이 없음을 깨쳤다”며 “독자들과 ‘자신과 화해하는 법’에 대해 여러 방법으로 더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정여울 작가#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영화 어웨이 프롬 허#자기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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