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얄미운 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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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9국 8보(121∼144)

흑 21은 하변 백 대마를 봉쇄하면서 좌변에 집을 키우자는 뜻. 그런데 백은 대마 보강 대신 24, 26으로 우변 흑 집부터 깨고 나섰다. 실속을 챙기는 얄미운 수다. 그렇다면 대마 공격에 더욱 거세게 나설 수밖에 없다.

흑 27의 응수타진이 엉뚱해 보이지만 중앙 백 대마 공격과 관련 있다. 조금 뒤에 참고도에서 확인해보자.

흑 29로 하변에서 백의 집 모양을 없앴다. 백은 32로 “계속 잡으러 올 거야”라고 물어보고 있다.

외곽의 포위망이 불확실한 흑이 백 대마를 바로 잡으러 가기는 쉽지 않다. 이때 흑 33, 35라는 이상한 수순이 등장한다. 참고도 백 1로 흑 석 점이 바로 잡히는데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걸까.

참고도를 계속 보자. 흑 2가 의외의 비수. 이게 허술한 흑의 포위망을 든든하게 엮는 한 수가 된다. 흑 4, 6으로 파호한 뒤 백이 7부터 탈출을 시도할 때 흑 14로 사생결단에 나설 수 있다. 흑 2의 효과이자 앞서 실전 27의 응수타진을 한 이유다.

백이 36으로 물러나 자중할 때 흑은 37로 석 점을 살리면서 거꾸로 백 7점을 잡아버렸다. 백 우세의 형세가 형세 불명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어 흑은 백 40을 무시하고 43으로 우변마저 지키는 얄미운 수를 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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