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서 대가야시대 토성·해자 추정 유적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7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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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에서 발견된 대가야 시대 토성(土城). 가온문화재연구원 제공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에서 발견된 대가야 시대 토성(土城). 가온문화재연구원 제공
경북 고령군에서 대가야시대 토성(土城)과 해자(垓字)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됐다. 가야시대 토성과 해자가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가야사 연구, 복원지시와 맞물려 주목된다.

발굴기관인 가온문화재연구원과 고령군청에 따르면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 구릉에서 폭 5m의 성벽과 폭 6~8m의 해자가 함께 발굴됐다. 대가야 궁성 추정지와 가까운 곳이어서 왕성 방어시설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발굴결과 성벽은 해자에서 2~2.5m가량 떨어져 있다. 돌을 2~3단 쌓고 흙을 채운 뒤 다시 2m 밖에 돌을 쌓고 흙을 다지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현재 확인되는 바깥 성벽의 폭은 5m이며, 본래 폭은 최소 6~6.5m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벽 안에서는 인근 고령 지산동 고분에서 출토된 것과 비슷한 양식의 토기들이 출토됐다. 해자 안에서도 대가야 토기와 기와, 목재 등이 확인됐다.

해자는 구덩이를 파고 가장 아랫부분에 돌들을 쌓은 뒤 흙을 채우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해자 서쪽에서는 지름 1.3m의 둥근 기둥구멍이 확인됐는데 목책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발굴단은 토성이 5세기에 지어져 6세기까지 존속했을 가능성이 높은 걸로 보고 있다. 발굴단 관계자는 “인근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토기 등과 비교를 통해 대가야 성립과 멸망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김세기 대구한의대 교수(고고학)는 “대가야 궁성의 토성과 해자가 확실하다면 대가야가 고대국가 단계까지 진입했다는 학설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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